담임목사 목회서신
칼럼
『지금 묵상할까요?』
코로나가 언제 있었던가 싶을 만큼, 그때의 기억이 어렴풋하기만 하다. 돌아보면 함께 예배드리는 것이 그렇게 간절할 수 없었던 코로나 시절! 현장 예배가 전면 금지되던 첫 주일, 본당 강대상 의자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울던 순간, 텅 빈 본당에서 주일예배를 인도하던 순간의 서글픔과 안타까웠던 심정은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한 치 앞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저 기도할 수밖에 없던 시간이었다. 함께 모일 수 없었고, 함께 예배할 수 없었고, 함께 손잡을 수 없는 속절없는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나날들이었다.
길고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을 지나왔지만, 그때를 돌아보면 몇 가지 소중한 지점들이 있다. 주일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해서 백수십여 성도들이 단체로, 보건소에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갔던 날은 추위가 매서운 날이었다.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성도들이 서로 따스하게 웃음 건네면서, 서로를 격려하던 날은 필자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누구 하나 짜증이나 불평, 원망하지 않았고, 그저 소풍 나오듯 정겹게 그 시간을 맞이하던 성도들의 모습이 필자에게는 한 장의 사진처럼 남았다. 기록을 찾아보니 2020년 2월 18일부터 “목회서신”을 교우들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일명 ‘코로나 서신’ 속에는 손을 잘 씻는 방법부터 재채기할 때의 요령, 교회의 방역 활동, 인터넷 영상 방송 안내,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아픔과 성도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 그리고 기도 제목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에서 시작했던 것이, 바로 ‘톡톡 묵상’이라는 묵상 운동이었다. 함께 모일 수 없고, 길을 찾을 수 없을 때 담임목사가 해야 할 일은 ‘함께 모이는 길을 찾는 것’이었다. 대면으로 모이지 못하니, 비대면으로 모일 수 있는 길을 찾았고, 그것이 온 성도들이 함께하는 묵상 운동이었다. 목회에서 어떤 사건이나 움직임에 대해 이름을 잘 짓고, 의미 부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할 터인데, 그때 지은 묵상 운동의 이름이 ‘톡톡 묵상’이었다. 성도들에게 ‘톡톡 묵상’을 하는 목적, 묵상 참여 방법 등을 자세하게 적어서 소개했었다. 톡톡 묵상은 그렇게 시작이 되어서, 그 차갑고 어둡던 코로나 시절, 매일 아침 6시에, 말씀을 사모하고 기다리는 성도들에게 카톡을 통해 배달되었다. 코로나 기간에 길을 찾고자 소박하게 시작했던 묵상 운동이 코로나가 끝이 나도 계속되어서, 오늘까지 3년 6개월째 이어져 오고 있다.
묵상의 방법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그때는 이백여 명이 한 방에서 묵상을 함께 했으나, 지금은 10여 명 내외로 묶여 있는 다양한 이름의 묵상 방으로 묵상 메시지가 전해지면, 온 교우들이 같은 말씀, 같은 묵상의 내용, 같은 기도 제목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이렇게 묵상의 시간이 더해지면서, 하나님께서 교회 앞에 귀한 선물을 하나 허락해주셨다. 하루를 빠지지 않고 묵상해오니, 묵상의 내용이 좋아졌고, 묵상의 내용이 쌓이니, 3년 넘게 매일 묵상했던 내용을 다시 다듬고 고쳐 책으로 출판하는 은혜를 주셨다. 출판은 대한기독교서회에서 맡아주었고, 지난 5월 만민교회 창립 45주년 기념일에 맞추어 출판되었다. 소박한 묵상이지만 교회 공동체가 수년을 함께해온 묵상인지라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묵상이 없다. 묵상은 짧지만 선명했고, 온 교우들이 ‘한 말씀’을 함께 붙들었다. 묵상집 『지금 묵상할까요?』(대한기독교서회, 2025)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매일 아침 성도들과 나눈 묵상들 가운데 120개의 묵상을 선별했고, 책은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1장 “하나님과 신뢰 쌓기” 2장 “말씀과 성령 안에서의 성장” 3장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참된 기쁨과 감사” 4장 “하나님과 함께 걷는 삶”이라는 주제들로 믿음이 자라가는 여정을 담아냈다.
코로나는 힘겹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우리 교회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기도 했다. 모든 성도들이 매일 아침 함께 묵상하는 기적을 선물해주었다. 묵상의 글을 적었던 담임목사와 부목사는 『지금 묵상할까요?』의 공저자가 되었고, 동역의 기쁨이 무엇인지도 함께 깨닫는 보너스 은혜도 누렸다. 내일 아침 6시에도 톡톡 묵상은 성도들의 삶의 자리로 배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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